2025년, 저는 스스로를 ‘트레이더’라고 불렀습니다. 워런 버핏의 가치 투자는 지루하다며, 차트를 보고 매매하는 게 진짜 실력이라고 믿었죠. 하지만 계좌가 녹아내리고 밤잠을 설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트레이더가 아니라, 그저 홀짝 게임을 하는 ‘도박꾼’에 불과했다는 사실을요. 빈털터리에서 시작해 수조 원을 벌었던 전설적인 승부사,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 오늘은 100년 전 그가 남긴 뼈아픈 조언을 통해, 가짜 트레이더(나)와 진짜 트레이더(리버모어)의 차이를 처절하게 복기해 봅니다.

1. 시장과 싸우려 하지 마라 (추세 추종)
워런 버핏이 “주가가 떨어지면 더 싸게 살 기회”라고 했다면, 제시 리버모어는 정반대로 말했습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그는 철저한 추세 추종자(Trend Follower)였습니다. 시장이 상승세(강세장)일 때는 매수하고, 하락세(약세장)일 때는 과감하게 공매도(매도)를 했습니다.

그의 원칙은 명확합니다. “시장은 언제나 옳다. 틀린 것은 투자자다.” 내가 아무리 이 기업이 좋다고 분석했어도, 시장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 그것은 떨어지는 것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돛을 펼치는 것. 이것이 리버모어가 말하는 생존 법칙입니다.
💡 [주인장의 반성] 그동안 저는 “내 분석이 맞아, 시장이 잠시 미친 거지”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하락하는 주식을 붙들곤 했습니다. 하지만 리버모어의 관점에서 보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 자체가 ‘매도 신호’였습니다. 앞으로는 내 예측보다는 ‘현재의 가격 흐름’을 더 신뢰하기로 했습니다.
2.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 (손절매의 미학)
제시 리버모어가 가장 강조한, 그리고 트레이딩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원칙입니다.
- 손실은 재빨리 잘라내라 (Cut losses quickly): 그는 자신이 진입한 방향과 다르게 주가가 움직이면, 10% 이내의 손실에서 가차 없이 매도했습니다. “본전 생각이 나서”,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미련은 계좌를 깡통으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 수익은 계속 달리게 두라 (Let profits run): 반대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 섣불리 팔지 않고 추세가 꺾일 때까지 끝까지 들고 갔습니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정반대로 합니다. 조금만 오르면 “이게 웬 떡이냐”며 홀라당 팔아버리고(수익은 짧게), 손실이 나면 “존버(버티기)”를 외치며 비자발적 장기 투자를 합니다(손실은 길게). 리버모어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면 트레이딩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주인장의 반성] 지금 제 계좌의 가장 큰 문제도 바로 ‘비자발적 장기 투자’ 종목들입니다. -5%일 때 잘라내지 못한 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손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죠. 이번 공부를 통해 저만의 절대 원칙을 세웠습니다. “매수 후 -7% 도달 시 기계적으로 매도한다.” 이 원칙만 세워져 있었더라면 지금의 손실은 없었을테죠.
3. 불타기 전략: 피라미딩 (Pyramiding)
“물타기(손실 난 주식을 더 사서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리버모어는 ‘불타기’의 원조입니다.

그는 처음에 정찰병처럼 소액을 먼저 투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대로 주가가 오르면(수익이 나면), 그때 비로소 추가 매수를 감행합니다. “내 판단이 맞았다”는 것이 시장 가격으로 증명되었을 때만 비중을 싣는 것입니다.
이것을 피라미딩 기법이라고 합니다. 손실이 난 종목에 물타기를 하는 것은 “약한 종목”에 돈을 더 넣는 자살행위지만, 수익이 난 종목에 불타기를 하는 것은 “강한 종목”에 힘을 실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 [주인장의 인사이트] 한국 주식 시장에서 ‘물타기’는 국룰처럼 여겨집니다. 저 또한 손실을 만회하려고 물타기를 하다가 비중만 커져서 고통받기 일쑤였습니다. ‘강한 놈에게 더 투자한다’는 피라미딩 전략은 본전 심리를 이겨내야만 가능한 고수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손실 난 종목에 물타기 금지’ 원칙부터 실천해 봐야겠습니다.
4. 인내심: 돈을 벌어주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다
리버모어는 하루 종일 시세판을 보고 사고파는 단타 매매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이 올 때까지 하이에나처럼 끈질기게 기다렸습니다.
“월가에서 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지켜봤지만, 돈을 벌어준 것은 나의 머리가 아니라 나의 엉덩이(인내심)였다.”
큰 추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번 형성된 추세에 올라탔다면, 잔파도에 흔들리지 말고 진득하게 앉아 있어야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잦은 매매는 수수료만 날리고 큰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 [주인장의 인사이트]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수시로 MTS를 켜보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대목입니다. 시장 등락을 끊임없이 살피며 시도했던 잦은 매매가 오히려 제 수익률을 갉아먹고 있었더랬죠. 추세가 확인이 되었다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진득하게 기다리는 ‘엉덩이의 힘’을 길러야겠습니다.
마무리하며: 천재 트레이더의 비극이 주는 교훈
제시 리버모어는 시장을 완벽하게 이해했지만, 말년에는 파산과 우울증으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투자의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금 관리(Money Management)’와 ‘멘탈 관리’임을 뼈저리게 알려줍니다.
그의 매매 기법은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합니다. 하지만 “벌 때는 크게 벌지만, 잃을 때도 크게 잃을 수 있다”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트레이딩을 지향하는 투자자라면 리버모어의 ‘추세 추종’과 ‘손절매 원칙’은 반드시 배우되, 항상 자신의 자산을 지키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시길 바랍니다.
[면책 조항] 이 글은 투자 교육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투자 방식이나 종목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트레이딩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크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